키워드가 뭔지 까먹어서 과제는 집에 가서 하기.
일단 내 1주일을 돌아보기로 했다.
PBL 심화 과제인 매거진 만들기... 1주차 때 너무 실망해서 이번엔 강의는 아예 들여다보지도 않고 순수하게 검색으로 시작했다. 그렇게 첫날인 금요일은 검색으로만 보냈는데, 다음날 같은 팀원분께서 이거 심화강의에 나오는 내용과 완전 똑같다고 하셔서 그 말에 다시 강의를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참 순조로웠다! 강의에서 나오는대로 쭉쭉 따라하니 어느정도 모양새가 금방 나왔고, 쉽게 얹혀가는 기분에 이게 꿀이구나 하고 참 신났었다. 이대로만 하면 금방 끝나겠다 싶어서 강의는 1주차까지만 듣고 잠시 치워둔 채, 아이쇼핑하는 기분으로 공식문서들 찾아보면서 노닥거렸다. 계속해서 recoil도 찾아보고, r-q도 찾아보고, swr도 찾아보고, 뭐가 제일 좋을지 행복하게 토요일을 보냈다.
그리고 내 행복은 일요일에 2주차를 진행하며 산산히 부서졌다...
history를 설치하면 connected-react-router가 오류났고, connected-react-router를 설치하면 history가 오류났다. 혹시 버전 문제일까 하고 강의가 시키는대로 history는 4.10.1, connected-react-router는 6.8.0으로 다시 설치해봤다. 여전히 오류는 해결되지 않았다. 뭔가 중간에 잘못한건가 싶어서 완전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려는데, 강의를 안 보고 하려니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고 막막했다. 그때 깨달았는데, 나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좌절감에 빠져 있었는데, 그때 마침 나와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던 분께서 매니저님께 상담을 받으러 가신다길래 나도 뭔가 답이 될까 싶어서 따라갔다. 내가 신청한 상담이 아니어서 그런가 그다지 나한테 답은 되지 않았다...
다시 돌아와서 열심히 삽질하다가 날짜가 일요일인지라 가족에게 시간도 내줘야 했고, 결국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아쉽지만 적당히 내려놓고 자러갔다.
그리고 월요일. 무기력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마음만 들었지만 꾸역꾸역 vscode를 켰다. 같은 app에 지웠다 깔기를 반복해서 오류가 나는걸까 싶어서 아예 새 폴더를 만들어 다시 코드들을 복붙해넣고 버전 맞춰서 다시 깔아봤다. 여전히 오류나길래 아무것도 설치하지 않고 제일 먼저 저 문제되는 둘부터 깔았는데, 여전히 오류가 떴다. 어찌저찌 검색끝에 --force와 --legacy-peer-deps 방법을 찾았다. (도움 받았던 곳 : https://velog.io/@yonyas/Fix-the-upstream-dependency-conflict-installing-NPM-packages-%EC%97%90%EB%9F%AC-%ED%95%B4%EA%B2%B0%EA%B8%B0)
근데 어쨌든 force를 쓰든 legacy를 쓰든 설치는 무사히 됐지만 여전히 사용은 할 수 없었다... 오류 날 때 마다 이것만 해보자, 이방법만 더 해보자, 마지막으로 이방법만..! 을 외치다가 legacy조차 막히자 거기서 그냥 무너졌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유노...?
그렇게 월요일 낮은 하루종일 설치문제로 그냥 날려버리고... 저녁때 기술매니저님께 도움을 청하려했지만 인기가 너무 좋으셔서 내내 다른 수강생분들께 둘러싸여 계셨고 도저히 틈이 보이질 않았다. 옆테이블에서 간간히 알탭으로 눈치보며 할일하고 있었지만 게더로 돌아올 때 마다 매니저님 곁엔 항상 누군가가 있었다. 제발 번호표 시스템이라도 있었으면... 어쨌든. 그렇게 월요일은 나 혼자 끙끙대며 앓다가 결국 자러갔었다.
화요일. 팀원분께서 다른 부트캠프 이야기를 꺼내셨다. 1주차때의 분노와 전날 라이브러리 설치 오류로 인한 분노로 눈에 보이는게 없던 나는 바로 그 부트캠프 신청서를 작성했다. 항해에서 이대로 버텨봤자 나는 쓸데없이 날린 시간만 많고 여전히 나 혼자 만들 수 있는 프로젝트는 전혀 없었으니까. 실전프로젝트 때도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테고 이대로 수료해봤자 제대로 취업되지 않을 것 같았다. 항해에서 알고리즘 실력은 그래도 얻었으니, 다른 부트캠프에서 한번 더 리액트 실력을 쌓으면 그땐 정말 취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고, 이날은 마음이 심란해서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노마드코더에서 리액트 기초강의를 들으며 기초 다진다는 핑계로 도피해있었다.
수요일. 팀원분과 또다른 수강생 한분,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 모여서 신세를 토로했다... 셋이 모이니 비참함은 배가되고 안그래도 흐린 앞날이 더 암담해졌다. 급기야 항해 6기로 재합류 아니면 하차하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무능력하고 불안한 나날을 보내느니 차라리 기초를 차근차근 제대로 다진 다음 새로 등록한 부트캠프에서 제대로 따라가보자는 생각과, 나처럼 무능력한 사람이 실전프로젝트를 하게 된다면 같은 팀원에게도 민폐다 라는 생각이 합쳐진 결과... 다들 꽤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하자 확신도 들었다. 그러다 매니저님과 면담을 하게 되고, 6기로 재합류하는건 안된다+대신 지금 과제 제출에 있어 조금의 편의를 봐주겠다는 말씀을 들었다. 사실 굉장히 엄청난 제안이긴 했지만... 이미 마음이 많이 떠버려서 그런지 이날은 정말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결국 일찍 컴을 끄고 알고리즘주차 때 스트레스 풀겸 보기 시작했던 해품달을 마저 이어서 봤다. 3화 중간부터 6화까지. 3시간반을 드라마만 보고 수다 떨며 불안감만 나누다 결국 일찍 잤다.
목요일. 전날 드라마나 보면서 시간을 허비했다는 생각에 더 자괴감에 빠지고, 역시 하차하는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렇게 고뇌하는 동안 내 시간은 계속 가고 있고, 나는 나이도 많고 시간이 제일 아까운 사람이라 빨리 마음 다잡고 공부에 다시 전념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홀로서기를 위해 공부플랜을 짜고, 프로젝트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아보고, 팀원분이 말씀하셨던 부트캠프 커리큘럼과 후기도 다시 한번 살펴봤다. 하차는 겁나지 않았다. 원래 지금껏 내 인생은 나 스스로 책임져 왔고, 이번 선택도 그저 내가 책임질 일들 중 하나였으니까. 항해에 들어오기로 했고, 그 중 심화반을 선택했던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지금처럼.
플랜도 세웠겠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고민을 했다. 그래도 이왕 시작한거 프로젝트는 하나 건지는게 낫지 않을까? 하고. 그런데 그때 마침 다른 수강생분은 하차하기로 했다고 매니저님께 말씀드렸다는거다. 결단있는 모습에 굉장히 감명받은 나도 단호하게 결정을 내렸다. 지금 중요한건 시간이지 돈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프로젝트 못 건진건 아깝지만 역시 하차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바로 매니저님께 말씀드렸다.
매니저님께서 정말 마음 아파하고 안타까워 해주셨다... 나도 매니저님을 정말 좋아했기 때문에 마음이 약해지려고 했다. 그래서 일부러 좀 더 선 그으면서 인사 나눴는데... 그랬었는데.
다른 수강생분들이랑 인사 나누면서 전부 무너졌다....... 평소 해맑다고만 생각했던 분이 단호한 모습을 보이고, 다정하게 대해주시던 분은 울면서 잡아주시고, 무심하다고 생각했던 분도 이런저런 말을 많이 하시고...
결국 사람이었다. 내가 이대로 수료한다면 나 스스로 내 실력엔 만족하지 못해도, 이 사람들이 내 동기로 계속 남을테니까. 끝까지 함께 수료하면 이 사람들은 내 항해99 5기 동기가 되지만 중간에 나가버리면 그냥 한때 알았던 사람들 밖에 못 되니까...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놓칠 수가 없어서 160만이란 돈과 2개월의 시간을 마저 투자하기로 했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하차 1시간만에 매니저님께 디엠을 보냈고 1시간 뒤 다시 복귀 처리됐다... 그리고 팀장님의 큰웃음과 함께 쪽팔린 해프닝으로 끝났다.
읏즈믈르그... ㅇㅈ님 원래 그렇게 잘 웃는 사람 으느읏즌으........
그리고 금. 토는 다시 열심히 고통받았다... 근데 그동안 고생했던게 아주 헛된건 아니었는지, 이제는 조금씩이지만 그래도 코드가 보이기 시작했다... 여전히 완전히 알아보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나 혼자 어떻게든 하다보면 뭔가 되긴 되는 수준? 남은 4일동안 어떻게든... 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아마도...
아이고 스크롤 봐라; 근데 결국 과제는 못함.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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